친환경 차량 수소차용 ‘특수 윤활유’ 제대로 고르는 법과 교체 비용 현실 가이드
수소차(FCEV)도 윤활유가 필요합니다. 특히 모터가 붙은 감속기(e-axle), 베어링·CV조인트, 일부 보조장치에는 내연기관과 다른 성능 조건이 걸려 있어 ‘아무 오일’이나 쓰면 안 됩니다. 이 글에서는 수소차에 맞는 특수 윤활유의 핵심 기준, 교체 타이밍을 스스로 판단하는 법, 실제 비용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사람 눈높이로 정리했습니다.
왜 “특수” 윤활유일까요?
전기 구동계(모터+감속기)는 구조가 단순해 보여도, 윤활유 입장에선 꽤 까다로운 환경입니다. 모터가 바로 옆에서 고속으로 돌고, 구리 코일과 자석, 각종 전장부품이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일에는 두 가지를 특히 요구합니다.
첫째, 전기적 안전성(절연 성질과 정전기 억제).
둘째, 구리·알루미늄·합성수지와 어울려도 부식이나 팽윤을 일으키지 않는 재료 호환성입니다.
여기에 고속 기어 맞물림을 버텨야 하니 거품이 잘 안 생기고(소음과 윤활 불량을 막습니다), 고온에서도 점도가 안정적이어야 하죠. 내연기관용 ATF나 기어오일을 무심코 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부위에 어떤 윤활유가 들어갈까요?
가장 대표적인 곳이 전기 구동 감속기입니다. 제조사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터의 빠른 회전을 바퀴에 맞는 속도로 줄여 주는 기어박스죠. 여기에 쓰는 오일은 보통 EV 전용(e-axle 전용) 기어오일로 불립니다. 전도도를 낮추고, 구리 부식 억제 첨가제가 들어가며, 기포가 오래 머물지 않도록 설계됩니다.
또 하나는 허브 베어링·CV 조인트·샤프트 부츠 같은 그리스 계열 윤활 부위입니다. 고무 부츠와의 상성이 중요하고, 물이 조금 들어와도 쉽게 유화되지 않아야 오래 갑니다. 차종에 따라 공기계나 보조 펌프에도 윤활 파츠가 있지만, 요즘은 무윤활 구조나 밀폐형이 많아 오너가 관여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라벨에서 꼭 찾아야 하는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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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규격·승인 문구
“EV/e-axle 전용”, “전기 구동축 전용” 같은 문구가 가장 먼저 보이는지 확인하세요. 제조사에서 고시한 파트넘버나 규격명이 있으면 그게 최우선입니다. -
구리 부식 억제, 재료 호환성
기술자료에 구리(동) 스트립 부식 테스트, 알루미늄·실(seal) 재질과의 호환 시험 결과가 명시되어 있으면 안심하기 쉽습니다. -
거품 억제·소음 특성
“anti-foam”이나 소음 관련 서술이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기포가 많으면 고속에서 베어링·기어가 맥없이 울고, 미세진동이 운전석까지 올라옵니다. -
점도와 온도 안정성
겨울 새벽에도, 여름 정오에도 변덕이 적어야 합니다. 데이터시트에 점도지수(VI), 고온 산화 안정성, 저온 유동성(유동점) 같은 수치가 나오면 믿을 만합니다. -
혼합 금지 안내
다른 종류와 섞지 말라고 크게 적어 둔 제품이 많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섞지 않는 게 맞습니다. 남은 오일 재활용? 전기 구동계에선 금물입니다.
교체 주기, “평생 무교환” 믿어도 될까요?
카탈로그에 ‘무교환’이라는 표현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 주행은 매뉴얼의 이상 환경과 다릅니다. 비·눈·먼지·장마·폭염을 매일 겪죠. 오너 입장에서 안전하게 잡으려면 이렇게 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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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조건: 8만~12만 km 사이에서 1차 점검·교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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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 조건(도심 정체, 언덕/내리막 잦음, 폭염·혹한 빈번, 고속 야간주행 많음): 6만~8만 km 전후로 한 번 당겨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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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감각의 힌트: 저속에서 미세 윙— 소음이 늘거나, 언덕 초입에서 아주 가볍던 차가 조금 무겁게 느껴지면 타이어·베어링·열교환 청결을 먼저 보고, 끝에 감속기 오일도 의심 목록에 올립니다.
Mileage만 보지 말고 시간도 보세요. 장거리 주행이 적어도, 5~6년 지나면 첨가제 노화와 수분 유입 리스크가 올라갑니다. 그때는 거리를 채우지 못했어도 한 번 갈아주는 편이 속 편합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현실적인 범위
정확한 금액은 차종·오일 규격·공임 정책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도 감을 잡으실 수 있게 범위를 말씀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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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그리스 자재비: 전용 e-axle 오일 기준으로 대략 6만~18만 원대가 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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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임: 접근성이 좋으면 5만~10만 원, 하부 커버 탈착이 많거나 절차가 까다로우면 조금 더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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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 보통 10만~30만 원 사이에서 정리되는 편이고, 고성능 전용유·딜러 작업이면 그 이상도 나옵니다.
저렴한 곳이 무조건 나쁜 것도, 비싼 곳이 언제나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규격 적합과 작업 절차의 깔끔함이 핵심입니다. “무슨 오일을 얼마 넣었는지, 남은 통은 보여 줄 수 있는지” 이 한 마디로 가게 수준이 드러납니다.
집에서 직접? 수소차만큼은 말리고 싶습니다
DIY로 감속기 오일을 갈아본 경험이 있으신 분도 계시지만, 수소차의 전기 구동계는 밀폐·절연·토크 규정이 엄격합니다. 조금만 실수해도 누유, 토크 불균형, 잔유 혼입이 생기기 쉽고, 보증에도 불리합니다. 안전을 생각하신다면 공식 서비스나 EV 전문점을 권합니다. 적어도 처음 한 번은 전문 정비로 기준을 잡으시고, 그 다음 주기를 계획하세요.
언제 “지금” 교체를 고려해야 할까요?
아래 중 두 가지 이상이 반복되면 타이어 공기압·휠/베어링·라디에이터 청결을 먼저 확인하고, 개선이 없을 때 윤활 파트를 점검 순서에 올리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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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노선에서 연비가 5~10% 정도 떨어졌다는 느낌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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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미세 소음이 평소보다 길고, 가속을 놓으면 윙— 소리가 귀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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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초입에서 차가 유난히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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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기록상 교체 후 6~8만 km가 지나고, 시간이 5년 이상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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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에서 미세 누유 흔적이 사진으로 반복 포착된다.
좋은 정비소를 고르는 간단한 요령
전용 오일을 쓰는지, 남은 오일을 원통째로 보여 줄 수 있는지, 주입량을 눈앞에서 확인시켜 주는지 보세요. 토크 렌치로 체결 값을 지키는지, 시운전 후 소음·진동·누유 재확인을 해주는지도 중요합니다. 영수증에 규격명과 주입량을 남기는 곳이면 더욱 신뢰할 만합니다. 다음 교체 때 비교 자료가 되거든요.
교체 후 무엇이 달라질까요?
기대는 현실적으로 하되, 체감은 분명합니다. 도심 저속에서 차가 한 톤 가벼워진 느낌까지는 아니어도, 미세 진동과 윙— 소음이 줄고, 언덕 초입에서 페달이 조금 덜 무겁게 느껴집니다. 연비는 동일 노선 기준 3~8% 정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제 한동안 윤활 때문에 신경 쓸 일은 없겠구나” 하는 그 안도감이요.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 두실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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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규격 우선: 애매하면 서비스 매뉴얼과 파트넘버를 먼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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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 금지: 기존에 어떤 오일이 들어갔는지 모르면 아예 완전 배출·세정 후 재충전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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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따라 주기 조절: 폭염·혹한·언덕/정체가 많은 생활 패턴이면 계획보다 조금 앞당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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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기록: 날짜, 주행거리, 규격명, 주입량. 이 네 줄만 남겨도 다음 판단이 쉬워집니다.
수소차의 윤활유는 “그냥 기름”이 아닙니다. 전기·재료·소음까지 챙기는 전용 규격이 정답이고, 6~12만 km 사이에서 생활환경에 맞춰 주기를 잡으면 실수 없습니다. 교체한 날, 조용해진 저속 구간이 아마 가장 먼저 반겨줄 겁니다.
